농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농구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모든 분들이 화가 많이 난 어제와 오늘이었습니다.
제가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칼럼도 기고하고 그러다보니 이유를 묻는 분들이 몇 분 있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연구논문 제출이 끝난 뒤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제 소견을 몇자 적어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찌보면 이미 언론에도 많인 언급된 중복되 내용도 있습니다.
한국은 1차전에서 68-88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66-95로 패했습니다. 특히 2차전의 29점 차 패배는 한일 남자농구 국가대표 맞대결 역사상 가장 큰 점수 차 패배였습니다. 이 점수차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실망과 분노를 나타낸 것 같습니다. 저에게 SNS DM과 메시지를 통해 “한국 농구가 왜 이렇게 됐느냐”, “일본과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냐”는 질문이 적지 않게 들어왔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농구를 지도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경기를 무겁게 바라봤습니다.
저는 이번 패배의 원인을 특정 선수 한 명이나 감독 한 사람에게서 찾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봐야 할 것은 20점과 29점이라는 점수 차가 아니라, 그 점수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첫번째, 개인기량보다 ‘판단의 속도’에서 차이가 나타났다고 생각됩니다. 현대 농구에서 중요한 속도는 단순히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아닙니다. 공을 잡고 난 뒤 패스할 것인지, 돌파할 것인지, 슛을 던질 것인지를 얼마나 빠르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 부분을 카와무라가 정말 잘 해준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이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이 경기에 많이 보입니다. 더불어 일본 농구를 보면 패스 이후 선수가 멈춰 있는 시간이 짧습니다.
패스하고 움직이고, 공간을 만들고, 다시 다음 공격으로 연결합니다.
지금의 농구는 발의 속도가 아니라 판단과 연결의 속도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선수들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그 능력이 5명이 함께 움직이는 과정에서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되는가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이 어제와 오늘 경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두번째, 일본은 ‘역할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연구논문으로 포지션 리스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연구를 하는데는 LG세이커스의 장민국 선수의 도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대 농구에서 포지션보다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드, 포워드, 센터의 역할이 비교적 명확했다면, 현대 농구에서는 센터도 패스하고, 포워드도 볼을 운반하며, 가드도 스크린을 활용하고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 농구는 이러한 역할의 경계가 상당히 유연한 반면에 한국 농구는 성장기부터 포지션을 일찍 정하고 그 포지션에 필요한 기술을 반복적으로 교육하는 문화가 여전히 강하기에 그 러한 부분이 나이가 들면서 선수간의 간극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때는 이겼는데.. 성장하는 가운데 그 간극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경기에서 핸들어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순간 누가 가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특정 선수에게 볼을 주고 운반하며 경기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셋째, 3점슛의 차이는 단순한 슛 성공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됩니다.
오늘의 경기 영상을 자세히 보니 2차전에서 일본은 3점슛 17개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일본 선수들이 슛을 잘 넣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좋은 3점슛은 그 이전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됩니다. 볼의 이동, 스크린, 컷인, 킥아웃 패스, 엑스트라 패스가 반복되면서 수비가 움직이고 결국 좋은 슈팅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3점슛 성공 개수뿐만 아니라 어떤 과정을 통해 오픈 슛을 만들어냈는가이다. 유기상 선수의 슈팅이 성공했지만, 슈팅 능력의 차이 이전에 슈팅을 만들어내는 구조의 차이를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보니 참 문제점이 많죠 ㅠㅠ 성장기 농구 교육도 다시 생각해야하고, 지도자 및 협회의 시스템도 봐야하고...
이현중 선수의 언급이 많이 있기도 하지만, 얼마 전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일본을 81-79로 꺾었습니다. 경기 결과보다 한 달 만에 한국 농구의 실력이 갑자기 20~30점 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두 경기만으로 한국 농구 전체를 부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문제를 언급했는데..
그 문제를 이제 수정하고 보완하고 개선해야하는데...
그 문제 해결이 현재 진행형이 아닌 멈춤이 더 많이 화를 내야하지 않을까요? 팩트는 그것에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나름 대변하여 몇 자 주섬 주섬 적어봤습니다. 오늘도 진심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이형주 교수에게 듣는 한일전의 패배 원인 “29점 차이라는 결과보다 더 무서운 것은 농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차이다” - 얼리어답터뉴스 - 얼리어답터신문
이형주 교수에게 듣는 한일전의 패배 원인 “29점 차이라는 결과보다 더 무서운 것은 농구를 만
지난 15일과 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농구 국가대표 한일전이 한국의 2연패로 끝났다. 한국은 1차전에서 68-88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66-95로 패했다. 특히 2차전의 2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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