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調)’는 연기, 노래, 춤 등의 분야에서 개인이 가진 고유한 습관과 표현 방식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 반복하며 몸에 밴 말투와 움직임, 리듬과 스타일이 모두 쪼에 해당한다. 운동에도 쪼가 있다. 농구선수에게는 슈팅 자세와 리듬, 드리블 방식, 돌파 방향, 패스 타이밍, 수비 자세 등에서 자신만의 쪼가 나타난다. 경기 중 생각하는 방식과 실수 이후의 반응도 하나의 쪼가 될 수 있다.
모든 쪼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안정적인 슈팅 리듬과 드리블 템포는 선수의 강점이 된다.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루틴과 자신감도 좋은 쪼다. 이러한 쪼는 선수의 개성과 경쟁력을 만든다. 문제는 성장을 막는 나쁜 쪼다. 한쪽 손만 사용하는 습관, 같은 방향으로만 돌파하는 행동, 공을 오래 끄는 드리블, 슛을 던질 때 몸이 뒤로 젖는 자세 등이 대표적이다. 실수하면 고개를 숙이거나 경기를 포기하는 태도도 반드시 버려야 할 쪼다. 선수들은 잘못된 움직임을 지적받으면 “원래 이렇게 해왔다”거나 “이 방법이 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익숙한 움직임이 반드시 올바른 움직임은 아니다. 편안함이 효율성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사진] 선수가 코트사이드에서 저항 밴드를 활용한 기능성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다. 이형주 교수는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을 위한 코트사이드 훈련 및 재워밍업 프로그램 연구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훈련 사례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오랫동안 반복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머리로는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도 몸은 익숙한 움직임을 선택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기존의 나쁜 쪼를 버리는 일이 더 어려운 이유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쪼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자신의 쪼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표현하려는 인물에 맞는 새로운 쪼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먼저 자신에게 어떤 쪼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쪼가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지, 성장을 방해하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좋은 쪼는 더욱 발전시키고 나쁜 쪼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나쁜 쪼를 버리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습관을 줄이고 자신의 장점을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잘못된 습관을 개성이라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지도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도자는 선수의 모든 쪼를 똑같은 기준으로 없애려 해서는 안 된다.
선수의 신체적 특성과 장점을 고려해 살려야 할 쪼와 버려야 할 쪼를 구분해야 한다. 선수에게 나쁜 쪼가 나타나는 이유도 살펴야 한다. 기초기술이 부족해서 생긴 것인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잘못된 반복훈련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동작만 고치라고 요구하면 변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잘못된 쪼는 단순한 지적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더 나은 동작을 반복하고, 성공 경험을 쌓으며, 새로운 움직임에 대한 자신감을 형성해야 한다. 나쁜 쪼를 없앤 자리에는 반드시 좋은 쪼가 새롭게 자리 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오른손만 사용하는 선수에게 왼손을 쓰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왼손으로 공을 제어하고 돌파하며 슈팅까지 성공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 경험이 쌓일 때 새로운 쪼가 만들어진다. 선수의 성장은 새로운 기술을 많이 배우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미 몸에 밴 잘못된 습관을 얼마나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나쁜 쪼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기술만 더하면 동작은 복잡해지고 경기력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좋은 선수는 자신의 익숙함을 무조건 고집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변화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오랫동안 사용한 움직임도 버리고 더 나은 방식을 받아들인다.
이형주 교수는 “좋은 쪼는 선수의 개성과 무기가 되지만, 나쁜 쪼는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가 된다”며 “선수는 자신의 쪼를 정확히 알고, 버려야 할 쪼를 과감하게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자는 선수의 개성을 없애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쪼는 살리고 나쁜 쪼는 수정하도록 돕는 사람”이라며 “운동교육은 기술을 더하는 것뿐 아니라 잘못된 습관을 덜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제언했다. 결국 실력은 무엇을 새롭게 배우느냐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무엇을 버릴 수 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자신의 발전을 막는 나쁜 쪼를 버릴 때 새로운 기술과 더 좋은 움직임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좋은 쪼는 선수의 개성이 된다. 나쁜 쪼는 선수의 한계가 된다. 성장하려면 좋은 쪼는 살리고, 나쁜 쪼는 반드시 버려야 한다.
#사진 - 이형주교수 제공
2026.08.05. 얼리어답터뉴스 " 이형주교수의 제언"
[이형주교수의 제언] 쉰여덟번째 이형주 교수의 이야기, 좋은 ‘쪼’는 살리고, 나쁜 ‘쪼’는 버려야 한다 - 얼리어답터뉴스 - 얼리어답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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