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에 대한 매너와 나이의 문제
오늘 주말을 맞아 위례신도시에 있는 한 중학교로 게스트를 갔습니다.
전 80년생으로 나이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고 농구 실력도 그닥이어서 동아리농구방이나 농심에서 중하~하, 코트 괜찮은 곳으로만 게스트를 다닙니다. 가끔 회사 동호회 하구요.
시간대가 토요일 워낙 한낮이라 가족들 때문에 좀 주저하다 코트 상태 좋고 하 팀에 재밌게 즐기다 갈 사람 모집한다 해서 부담 없이 갔습니다.
가보니 제가 최근 가본 중에 가장 연령대가 높아 보이더군요. 물론 저보다 젊거나 비슷한 분들이 더 많았지만
60대 넘어가는 분도 두어명 보였습니다. 게스트로 처음 간 팀이었는데 개중에는 낯이 익은 분들도 있었구요.
그런데,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한명(나중에 알고보니 근 70세)이 살짝 마음에 걸렸습니다. 일전에 다른 동호회 게스트 갔다가 봤는데.. 저 말고 다른 게스트가 좀 어설픈 플레이 하니 인상쓰며 반말로 되게 뭐라고 하더라구요.
오늘도 보더니 대뜸 "언제 게스트로 오지 않았나?" 하더라구요. 전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친분도 없는 사이에 반말은 절대 안 하는 성향이고 그런 걸 극혐하는 스타일입니다만, 저보다 25살이나 많은 분이니 이 경우엔 이상할 것도 없는 부분이어서 '여전하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뭐, 저와 트러블이 있던 관계도 아니고, 어차피 전 제 운동만 하고 가면 되는 입장이라 '다치지 않게 적당히 잘 뛰다 가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는데요, 아니나다를까 사단이 났습니다. 시작은 제가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저 말고 다른 게스트가 30~40분 지각해서 그 게스트-70세 홈팀-저.. 등등이 한 팀이 됐는데요, 속공 상황이었습니다. 그 게스트가 왼쪽 사이드에서 공 잡고 가장 앞서서 뛰며 베이스라인을 파는 중이었고, 저는 중앙에서 뒤따라 컷인하는 상황이었고요. 70세 홈팀은 아마도 오른쪽에서 뒤따라 왔던 것 같습니다.
다른 수비도 없는 상황이어서 저에게 패스했으면 노마크 레이업 상황인데 안 주더라고요. 혼자 페이크하고 터프샷 쏘고, 득점은 무산됐습니다. 물론 아쉬운 경우지만 뭐, 동네 즐농 동호회서 이런 일이 한두번이겠습니까? 아니면 짧게 "줬으면 노마크인데.." 한 마디 하고 넘어갈 정도죠. 오히려 찬스에서 가장 가까웠던 전 아무 말 않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그 70세 홈팀이 그때부터 버럭 소리를 지르네요? "뭐하는 거야!"
미스 플레이가 분명하고 워낙 나이도 있으니 한두번은 그러려니 할 수 있겠는데, 계속 뭐라고 해요. 거기서 공수 바뀌고 다시 저희 공격 타임이 됐는데도 계속 버럭버럭 합니다. "게스트로 와 가지고 지금 뭐하는 거야, 어!" 그러더니 "오늘 게스트 다 왜 이래 이거!" 이런 식으로 계속 화를 내요.
그러면 그 전에 누가 계속 난사를 한다거나 했던 게 있었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위에 적었듯 그 게스트는 막 참여한 상황이었고요, 당사자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워낙 하 수준의 자체전이어서 누가 막 난사를 하거나 뭐 이런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너무하다 싶어서(나중에는 "게스트들"이라고 싸잡아 뭐라 하면서 저를 쳐다보기도 했고) 제가, "지금 누구한테 왜 그러시는 거예요?"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눈 부릅뜨고 "어이, 어이!" 하더니 저에게도 뭐라뭐라 합니다. 워딩은 기억이 잘 안 납니다만..
저도 그냥 말 놓고 맞대응했습니다. 나이 차가 있어서 욕을 하거나 야, 너.. 이럴 상황은 아니었지만 존대를 할 가치를 느끼진 못하겠더라구요. "회비 냈어요?" 하고 묻더니 자기 편 향해서 "회비 환불해주고 집에 보내!" 합니다. 저도 더 뛸 기분은 아니어서 몇마디 더 하고 집에 왔습니다.
홈팀 다른 사람들도 그냥 적당히 소극적으로 말리는 분위기였고, 상황 수습해서 남은 게임 잘 하자, 이런 분들도 없었습니다. 물론 더 뛰고 가라고 해도 그냥 왔을테지만요. 처음 욕? 먹었던 그 게스트는 이 상황 보고선 살짝 짜증내며 역시 바로 짐 싸고 집으로 갔습니다. 본인이 지각한 것도 있지만 한 5분 뛰었으려나요?
나가는 길에 뒤늦게 온 홈팀 운영자하고 마주쳤는데 대신 미안하다는 의사를 제게 전달하긴 했습니다. 홈팀 중 한명이 나이도 어린 사람이 뭐하는 짓이냔 식으로 살짝 위협적으로 말 걸긴 했지만 나이가 70이니 그 정도 호위무사는 한명 정도 있을 법 했고요.
다른 홈팀 분들은 다들 매너에 문제 없었습니다. 그 상황 전까지 플레이 상으로나 뭐나 어떤 문제도 없었고요.
미안하다는 얘길 해준 분도 계셨고, 저희도 평소에 살짝 골치니 이해해 달란 분도 계셨고, 전반적으로 달래주셨습니다. 회비도 환불해줬고요, 당시 현장에 없었던 운영자 분은 문자로 거듭 사과의 말씀도 전해주셨습니다. 한명 제외하곤 매너가 없는 팀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저격? 글을 올리게 돼 저도 유감이긴 합니다만..
너무나도 게스트를 졸로 보는 태도, 게스트가 좀 마음에 안 들면 마구 뭐라고 한 뒤 항의하면 그냥 집에 보내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행태, 이런 것들은 절대 지양돼야 하지 않을까요?
토요일 한낮에 홈팀만으로 운동 어려운 상황에서 게스트를 불렀으면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텐데 마치 어른이 말썽쟁이 아이 대하듯 하는 행동이라..
게스트는 운동 기회를 준 홈팀에 고마운 마음을, 홈팀은 부족한 머릿수 채워준 게스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서로 갖고 나이 무관하게 존중하며 운동했으면 합니다.
아무리 나이 무관이라지만 다들 조선사람들이라 기본적인 장유유서는 챙기잖아요? 알아서 대우받을 수 있는 분들이 왜 그러는지 참..